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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가게 우수사례] 대구 밀밭베이커리 / Since 1982
날짜 : 2020-02-18
작성자 : 관리자
조회 : 89

밖에서 열심히 찾았는데 바로 눈앞에 우리 가게만의 키워드가...‘전통’


“5년 동안 문이 없는 빵집이었어요. 가게 앞에 튀김기를 놓고 아버님이 도넛을 튀기면 불티나게 팔려나갔죠. 전통시장 입구 포차에서 오뎅 사먹는 것처럼요. 2010년 경까지 그렇게 문 없는 빵집이었어요. 빵 시식도 모두 밖에서 이뤄졌고요.”

부친에 이어 밀밭 베이커리를 맡고 있는 2대 대표 이준욱 셰프(42)에게 어려운 시기를 어떻게 극복했냐고 묻자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단 며칠도 아니고 무려 5년 동안이나 빵집에 문이 없었다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대 가업 잇자마자 위기, 5년 동안 문 없는 빵집으로


대구 중심가인 동성로에 위치한 밀밭 베이커리가 처음 문을 연 건 1982년이다. ‘삼익제과점’으로 오픈했는데 2년 후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다. 주력 메뉴는 창업주인 부친이 지금도 직접 만드는 도넛, 고로케 등 튀김빵과 팥빵, 식빵 등이었다. 친구들이 운영하는 빵집을 어깨너머로 보다가 택시운전 일을 그만두고 야심차게 차린 빵집이었다. 이 때 준욱 씨는 아직 어린 나이였다. 운이 좋았던지 아버지가 만든 빵들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잘 팔렸다. 장사가 잘 되니 어린 준욱 씨는 부모님의 장사 일이 못마땅했다. 늘 곁에 없는 탓이다. ‘나중에 커서 장사는 절대 하지 않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 가게에 얼굴을 비치지 않으니 주변에서는 아들이 있는지조차 몰랐을 정도였단다. 


하지만 99년 말, 어느덧 성장해 군 제대가 얼마 남지 않은 준욱 씨를 면회 온 아버지는 ‘가업을 이어보면 어떻겠냐?’는 한 마디를 던졌다. 어릴 적 그토록 싫어하던 빵 장사였는데 나이가 들면서 준욱 씨의 생각도 많이 달라지고 있었던 걸까. 제대 후 학교로 돌아와 ‘식품공학과’로 전과를 하고 제빵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보고 배운 건 어쩔 수 없다’던, 늘상 하던 어머니의 말이 틀리지 않았나보다.


학교를 졸업하고 준욱 씨는 곧바로 아버지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지금의 건물을 매입해 내부 인테리어를 정비하고 빵의 종류도 다변화했다. 서울에서 전문 기술자도 초빙해 당시 대구에는 없던 새로운 빵도 내놓았다. 하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문을 열고 빵집에 들어오는 손님이 하루 10명도 채 되지 않았다. 건물 매입 과정에서 대출도 받았기에 경제적인 압박이 상당했지만 그런 상태로 3년여가 흘러갔다. 몇 번이고 정리하고픈 생각이 굴뚝 같았지만 그때마다 부모님은 인내를 가르쳤다. 

심각한 상황이 계속되자 아버지가 아이디어를 하나 냈다. “입구 문을 아예 떼버리고 문 앞에서 빵을 만들어 팔면 어떻겠냐?” 어차피 장사가 안 되는 상황이었기에 준욱 씨도 순순히 부친의 말에 따랐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영문일까? 문을 떼낸 후 튀김기를 밖에 내놓고 즉석에서 부친이 도넛과 꽈배기 등을 구워 파니 순식간에 손님이 몰리기 시작했다. 만들기가 무섭게 도넛이 팔려나갔다. 내친 김에 아예 시식 코너도 모두 바깥에 차리니 진열장 안의 빵들도 남아나지를 않았다. 


준욱 씨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바닥뿐 아니라 벽이며 천정까지 모두 대리석으로 인테리어를 했었어요. 나름대로 고급스럽게 한다고 한 건데 빵집이라기보다는 금은방 같은 분위기였죠.(웃음) 그게 손님들을 안으로 선뜻 들어오지 못하게 한 원인이었던 거예요. 문을 뗀 건 처음 며칠 정도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다 보니 5년이 훌쩍 가버리더라구요. 하하. 경영 초보가 호되게 신고식을 치른 셈이죠.”


5년 만에 떼었던 문을 다시 달고, 한 단계 더 나은 도약을 위해 준욱 씨도 제과기능장(2016년) 자격을 획득하는 등 꾸준히 실력을 키워갔다. 하지만 그렇게 4~5년의 시간이 흐르자 매출은 또다시 하향세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이유를 따져보니 그동안 밀밭 베이커리는 변화된 게 없었다. 다른 윈도우 베이커리처럼 특화된 빵도 없었고, 시식 서비스도 하지 않고 있었다.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빵은 끊임없이 선보였지만 기존의 빵들도 그대로이니 가짓수만 계속 늘어갔다. 손님들은 문이 없을 때처럼 여전히 입구 부근에서만 빵을 고를 뿐 매장 안으로까지 들어오지 않았다. 

준욱 씨는 ‘다른 집에도 있는 빵은 우리 집에도 무조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기로 했다. 이때 개발한 빵이 지금은 밀밭 베이커리의 시그니처 빵이 된 ‘멜론빵’이다. 멜론빵 자체는 2001년부터 판매하고 있었지만 지금의 멜론빵과는 모양이나 맛이 완전히 다른 빵이었다. 


“우리만의 빵은 뭐지?” 꾸준한 연구개발 끝에 탄생한 ‘멜론빵’


대구의 명물로 사랑받는 시그니처 빵이라니 일단 한 번 멜론빵을 반으로 잘라봤다. 겉은 소보루빵처럼 약간 오톨도톨한데 속은 연초록 멜론색 크림이 한 가득이다. 자른 상태로 상온에 잠시 두니 슈크림이 빵 밖으로 삐져나오기 시작한다. 한 입 베어무니 크림을 감싼 빵에서도, 빵 속 묵직한 느낌의 멜론 슈크림에서도 달달함이 묻어난다. 

이 멜론 슈크림을 만들기까지 시행착오가 적지 않았단다. 처음엔 속은 빈 상태로 반죽에 멜론즙을 추가해 멜론 맛과 모양을 살린 소보루빵 모양의 멜론빵을, 그리고 나서 ‘뭔가 앙금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아 생크림을 넣은 멜론빵을 내놨다. 생크림을 넣자 지나치게 흐물흐물해 금세 삐져나오고, 빵 겉면도 축축해져 버렸다. 멜론즙, 생크림, 슈크림 등을 적당한 배합으로 골고루 추가해보면서 준욱 씨는 적절하게 단단함이 느껴지는 크림을 만들어냈다. 이 멜론 슈크림은 제조방법 특허도 등록했다.  

멜론빵 뿐만이 아니다. 밀밭 베이커리의 시그니처 빵들은 대체적으로 속이 실한 빵들이다. 빵 겉면의 부드러운 카스테라 가루가 일품인 미인빵과 칼로리 폭탄 맞을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것만 같은 데빌스치즈번도 각기 개성 넘치는 크림이 한 가득이다. 


준욱 씨가 매장을 맡은 지 벌써 10년이 다 돼가지만 부모님 모두가 아직도 손을 놓지 않는 메뉴가 몇 가지 있다. 여름철 인기 메뉴인 모친의 팥빙수용 팥과 창업 초기부터 늘 한 자리를 지켜온 부친의 도넛이다. 반죽부터 튀기는 일까지 부친은 지금도 하루 5종의 도넛을 30~40개씩 매일 아침 만든다. 


“아버님은 예전 방식 그대로 눈대중과 감으로 도넛을 튀기세요. 저야 당연히 레시피를 만들어두고 하는데 간혹 아버님이 안 계실 때는 제가 만들죠. 그러면 제가 맛을 봐도 아버님 도넛과 맛이 달라요. 아버님도 제 도넛은 아직까지도 못마땅해 하시고. (웃음).”


가업을 잇기로 결심한 후 준욱 씨는 한국제과기능장협회, 각종 음식박람회 심사위원, 산학협력 등 밀밭 베이커리의 신인도를 제고한다는 일념으로 쉼 없이 다양한 대외활동을 병행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인이 던진 한 마디에 준욱 씨는 마치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단다. 

“너는 우리 중 아무도 갖지 못한 너만의 장점이 있는데, 왜 그걸 밖에서 찾아? 전통은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잖아?”

동화 속 얘기처럼 파랑새는 바로 준욱 씨 눈앞에 있었는데 먼 곳만 바라봤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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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밭 베이커리 Tip_직접 끓인 팥이 일품, 여름 팥빙수는 고로케가 찰떡 궁합!


여름 메뉴인 팥빙수는 준욱 씨의 어머니가 밤새 팥을 끓여 만든다. 오랜 단골들이 어머니의 팥 맛을 기억하는 탓이다. 좁은 공간에도 불구하고 여름엔 팥빙수 기계가 2대나 작동되는 이유다. 시원 달달한 이 팥빙수는 잘라먹는 스타일의 밀밭 베이커리표 고로케가 찰떡 궁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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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밀밭 베이커리_40년 대구의 전통 ‘멜론빵, 미인빵’

· 창업연도 : 1982년

· 대표 : 이준욱 (2대/창업주 박영자)

· 일하는 사람 : 창업주 부부, 2대 대표, 직원 14명 (1호점, 2호점 통합)

· 주소 :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 602-1

· 전화 : 053-426-1601

· SNS : 인스타그램(@wheat_field.bakery), 페이스북(@Milbat.bak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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