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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가게 우수사례] 부산 쉐라미과자점 / Since 1974
날짜 : 2019-01-31
작성자 : 관리자
조회 : 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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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빵과 새로운 빵의 공존, 부산의 베이커리 문화를 만들다

 

부산 지하철 1호선 괴정역. 유명 관광지인 자갈치역에서 다섯 정거장밖에 되지 않는데다 태종대로 유명한 영도구와도 가깝지만 관광객이 자주 발걸음을 하는 곳은 아니다. 45년 전통의 제과 명가 쉐라미과자점이 소위 부산 3대 빵집이라는 다른 제과점에 비해 비교적 유명세가 덜한 이유다.

 

지하철역을 나와 얼마 걷지 않았는데도 구수하고 진한 빵 굽는 냄새가 발길을 잡아 끈다. 그렇게 냄새에 취해 도착한 쉐라미의 문을 열면 또 한 번의 놀라움이 기다린다. 끝없이 펼쳐진 다양한 종류와 가짓수의 빵들. 매장 앞쪽에는 바게트, 호밀빵, 밤식빵 등이 나란히 열을 맞추고 있고, 왼편으로 돌아가면 쉐라미 3대 명물빵과 과일타르트가 눈길을 끈다. ‘쉐라미 3대 명물빵1974향미당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가게를 오픈할 때부터 만들어온 통팥빵, 크림빵, 애플파이를 말한다. 옛 맛을 찾아 지금도 손님이 끊이지 않는 쉐라미의 대표 빵이다. 진열대를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빵 사이에 쌀로 만든 뭔가가 있다. ‘백설기 찜케이크’. 2대 주인장 최정훈 대표가 밀가루가 아닌 쌀을 이용해 개발한 빵이란다. 맥주의 홉을 넣었다는 바게트? 이건 또 어떤 맛일까? 주인장께 물으니 평소 교류하는 오사카 후루니에 사카타 오너쉐프와 공동으로 개발한 신상품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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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호프를 삼킨 바게트늘 새로움에 목마르다

 

해외 쉐프들과 교류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일본은 1년에 6~7차례 정도 가고 새로운 재료가 있으면 제품 개발에 활용하죠. 친한 쉐프들은 저희 매장에 직접 와서 새로운 재료로 같이 메뉴를 개발하기도 하구요. 이 바게트는 최근에 후루니에 오너쉐프와 공동 개발한 거에요. 국산 수제 맥주인 카브루 아피에이 맥주를 마시다 이 호프 맛을 프랑스빵에 접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시도하게 됐죠. 반응이 꽤 좋네요. 전통 빵도 계속 유지해야 하고 늘 신메뉴도 고민하다보니 가짓수가 늘면서 지금처럼 품목이 많아졌어요. 하하.”

 

옛 빵과 새로운 빵이 공존하는 곳. 부친의 가업을 이어 쉐라미과자점을 2대째 이끌고 있는 최정훈 대표의 경영 철학이다. 쉐라미과자점은 오륙도양과라는 상호로 최정훈 대표의 부친인 최영식 씨가 1974년 괴정동에서 문을 열었다. (처음 사업자등록을 낼 때 최영식 대표가 어머니 명의를 빌리는 바람에 3대째 이어진 가게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어머니가 사업에 관여한 건 아니란다. 2년 후 최영식 대표가 직접 사업자등록을 하면서 향미당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처음에는 빵을 직접 만든 게 아니라 남포동의 국제시장 안 도매빵집의 빵을 가져와 판매했단다. 부산의 제과업 역사 자체가 초창기 남포동 일대의 자가 수제공장에서 소규모로 만들어진 빵을 소매로 파는 데서부터 시작했고, 이후로도 수년간 제과도매점에서 빵과 과자를 납품받아 판매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 대표의 부친은 자신이 직접 빵을 만들고 싶었다. 제빵 전문가를 찾아가 선진 베이커리 기술을 익히고,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선진 설비도 도입했다. 최 대표의 부친은 그렇게 부산 제과제빵 1세대를 열어젖혔다. 1959년 오픈한 백구당제과점에 이어 부산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빵집이니 웬만한 제과제빵 기술자들도 모두 쉐라미를 거쳐 갔다. 근방의 제과점 중 쉐라미 출신이 아닌 기술자가 몇이나 있느냐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고. 생화학을 전공한 아들에게 일본 제빵 유학을 권한 이도 부친이었다. 일본에 언어연수를 가라고 하더니 곧이어 동경제과학교 입학을 권했단다. 아들의 의중을 모르니 자연스럽게 가업을 이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게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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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훈 대표가 쉐라미를 처음 맡았을 때만 해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권의 제빵 기술은 프랑스나 일본에 비해 뒤졌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단다.

한국과 일본이 같은 문화권인데 기존에는 일본에 들어오는 유럽의 빵이 일본화된 후 다른 아시아권 국가로 확산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어요. 하지만 최근 아시아권의 제빵 기술이 많이 향상돼 프랑스가 주최하는 바게트 세계대회에서도 당당히 우승을 해요. 그렇게 대회에서 우승한 빵이 유럽으로 건너가고, 일본에서 유행했던 빵은 프랑스로 넘어갔다가 다시 아시아권으로 들어오죠. 아시아권의 다른 나라들에 비해 한국은 포기가 빠른 편이라 그게 좀 아쉬워요.”

 

최 대표는 10여년 넘게 강단에도 서고 있는데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꾸준함이 많이 부족하다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가진 자산은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퍼준다. 기술적인 부분 뿐 만이 아니다. 서울의 장블랑제리, 리치몬드, 코른베르그, 천안의 뚜주르, 제주의 명당양과 등 오랜 역사를 가진 빵집의 2대 대표들이 모두 동경제과학교에서 수학한 동창들이고, 해외 쉐프들과의 교류도 게을리하지 않기에 적지 않은 네트워크 자산도 갖고 있다.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최 대표의 노력에 밑거름이 되어준 자산들이다.

 

최정훈 대표는 늘 새로움에 목마르지만 그러면서도 전통은 꿋꿋이 지킨다. 아버지 때부터 만들어온 3종 세트인 통팥빵, 크림빵, 애플파이가 지금도 쉐라미 진열대의 맨 앞을 장식하는 이유다. 통팥빵용 통팥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직접 끓이고, 크림빵에는 고가의 버터를 사용한다. 애플파이는 또 어떤가. 부산에서 거의 최초라고 할 정도로 일찍부터 만들어온 무려 234겹의 애플파이도 당시의 레시피에서 한 치의 변함이 없다. 한 가지 달라진 게 있다면 통팥빵에 들어가는 설탕의 양 정도다. 통팥빵은 당분이 높아야 보존 시간이 길어지는데 요즘엔 저당을 원하는 고객이 많아 설탕을 줄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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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정동 쉐라미이기에 45년 역사가 의미 있는 거겠죠?

 

최정훈 대표의 고민이 하나 있다면 비교적 외곽 지역의 주택가인 괴정동에 위치해 있어 인지도를 높이기 어렵다는 점이다.

“20년 전만 해도 이 주변에선 쉐라미 때문에 빵집이 들어설 엄두를 내지 못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반경 1km 이내에 프랜차이즈 빵집이 4개나 있고, 윈도우베이커리까지 포함하면 무려 13개나 됩니다. 빵집이 많아 빵천동이라 불리는 광안리보다 더 빵집이 많죠. 손님들이 부산 3대 빵집등의 타이틀로 인지도가 있는 빵집에서는 가격을 불평하지 않는데 저희 집에 오면 동네빵집이 왜 이리 비싸나며 간혹 한마디씩 하십니다. 가장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품질은 결코 뒤지지 않는데 말이죠. (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명 관광지가 있는 지역으로 가게를 이전할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단다.

쉐라미 빵맛이 그리워 명절 때 고향에 오면 꼭 한 번씩 들러 옛날 빵들을 사 가시는 손님들이 많아요. 쉐라미가 지금 이 자리에 있기 때문에 45년 역사도 의미가 있는 게 아닐까요?”

 

잘 만들면 잘 팔리기 마련이라는 최 대표의 원칙. 쉽고 단순해 보이지만 지키기 어려운 이 원칙이 쉐라미의 또 다른 50년을 만들어줄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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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라미과자점 Tip_1974년 원조 빵을 찾아라


쉐라미의 진열장 전면을 장식하고 있는 1974년 원조 빵 3. 옛날 레시피 그대로 만든 오랜 단골들이 즐겨 찾는 빵이다. 언뜻 보기에 통팥빵과 크림빵은 팥과 크림이 든 햄버거 같은 모양새지만 전통의 깊이가 담긴 고소함이 일품이다. 바삭하고 고소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나는 애플파이는 한 겹 한 겹 벗겨먹는 게 재미. 쉐라미를 방문한다면 원조 빵 3종 세트는 꼭 맛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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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쉐라미_부산의 전통 제과 명가

· 창업연도 : 1974(창업주 최영식이 향미당제과점으로 오픈)

· 대표 : 최정훈 (2)

· 주소 : 부산 사하구 낙동대로 238

· 전화번호 : 051-208-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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